김영희 KIM Younghee
고리
내게 있어 ‘원’이란~ 시작과 끝이 없기에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영원히 지속시키는 완전한 기호이다. 하지만, ‘철거’라는 현실 앞에서의 ‘원’은 그 영원함도 덧없음으로 다가온다. 이런 덧없음은 인간의 삶과 죽음, 존재와 소멸에 대해 깊게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애도와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를 동시에 담고 있는 상징적 이미지가 되었기에 완벽한 비움이기도, 완벽한 채움이기도 하다.
서울 중계동 104번지 백사마을. 미로 같은 틈 사이사이, 벽마다 주홍 글씨처럼 새겨진 저 붉은 ‘원’은 소멸을 향한 낙인인가? 새로운 시작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인가? 한때는 누군가의소중한 삶의 터전이었지만, 곧 사라질 운명에 처한 공간, 영원할 것 같은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세상의 덧없음이 ‘철거’ 라는 현실 앞에서 존재와 소멸의 의미에 대해 다시 성찰하는계기를 가지게 했으며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애도와 새로운시작에 대한 기대를 가지게 한다. 개발이 세상의 많은 것들을바꾸어 놓지만 그러나, 덧없는 세상에 서로를 의지해 살아냈던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온기’ 만큼은 세상이 바뀌어도 영원해야 할 인간의 고귀한 가치이기에 우리는 언제나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영원히 지켜 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The Circle
To me, the circle is a perfect symbol without a beginning or end, representing continuity between the past, present, and future. However, when confronted with the reality of “demolition,” the circle’s sense of eternity feels painfully transient. This piece is set in Baeksa Village, located in Junggye-dong, the last shantytown in Seoul, now facing demolition. This impermanence prompts a deep reflection on life, death, existence, and extinction, and becomes a symbolic image that conveys both mourning for what is vanishing and hope for new beginnings.
It represents both complete emptiness and fullness. The red circles, painted like scars on walls throughout the labyrinthine alleys, ask: Are they marks of inevitable destruction, or symbols of hope for a fresh start?
What was once someone’s cherished home is now fated to disappear, reminding us that nothing in this seemingly eternal world lasts forever. Confronted with demolition, I reflected again on the meaning of existence and extinction and mourned for what is passing while also hoping for what lies ahead. Although development reshapes much of the world, the warmth shared by those who rely on each other within these fleeting moments of life is a value we must protect with humility.
고리,#02, 75x115cm, Pigment print on Matt Canvas
고리,#01 , 75x115cm, Pigment print on Matt Canvas
고리,#03 , 75x115cm, Pigment print on Matt Canvas
김영희’는 서양화를 전공하고 대상에 대한 공감과 교감, 생성, 순환에 대해 생각하는 작가다. 그리고 이를 의식과 연결시킨다. 2015년 개인전(갤러리 O2)을 시작으로 2016한불 수교130년기념 파리전시, 2018 중국 핑야오 국제사진전, 2018이탈리아 피렌체 국제사진전등 다수의 국내외 그룹전을 치뤘다. 이후 길파인아트에서 전문과정수료후 길파인아트 예술의 전당 기획전(현대미술속 사진2023), 프랑스 아를 사진축제(2024), 프랑스파리 포토데이즈(2024)에 출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