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이 KIM Jeongyi
Hidden curves
사람의 뒷모습, 그리고 곧 사라지는 감정선을 좋아하는 나는 올초 교토여행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얗게 분칠 한 얼굴에 새빨간 입술. 한껏 젖혀진 기모노 어깨라인 속으로 드러나는 가녀린 목선. 그위로 또 한 번의 독특한 분칠 자욱 들이 눈길을 끈다. 화려한 색상과 문양의 기모노에 누구도 풀을 수 없을 것만 같은 고급스러운 오비로 가슴을 여미고 그녀는 종종걸음으로 걷고 또 걷는다.
거울로 투영된 반쪽짜리 자기 모습을 보며 가볍게 미소 짓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전부를 다 보여주지 않고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이고 싶은, 화려함 뒤에 숨겨진 자신의 마음과 닮아있는 것은 아닐지... 부채춤을 추며 아름다운 춤사위를 보이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어른거리는 것은
단지 눈으로 보였던 아름다움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을게다. 하얗게 분칠을 하고 화려하게 단장을 한 게이샤, 정확히 말하면 마이코와 함께 할수 있었던 순간은 행운이 아닐수 없었다
I’ve always been drawn to the backs of people and fleeting emotional traces, and my trip to Kyoto earlier this year was no exception. A pale face painted white, bright red lips, and the delicate curve of a slender neck revealed through the loosened collar of a kimono caught my eye. Another faint layer of makeup on her neck left a unique mark that drew me in. Wrapped tightly in a luxurious obi that seemed impossible to untie, she walked with small, hurried steps, moving steadily forward.
Her faint smile reflected in the mirror, showing only half of her face, left a lasting impression. It felt as if she wanted to show only what she chose, concealing the rest perhaps mirroring a heart hidden behind the beauty. The image of her graceful fan dance still lingers in my mind. What captivated me wasn’t just the visual beauty but the meaning woven into it. The opportunity to witness such a moment, accompanied by a geisha more precisely, a maiko in training was nothing short of a stroke of luck.
Hidden Curves,#01,90x60cm, Pigment print on Textured Cotton paper
Hidden Curves,#02, 90x60cm, Pigment print on Textured Cotton paper
Hidden Curves,#04, 75x50cm, Pigment print on Textured Cotton paper
‘김정이’는 어릴 적 화가가 꿈이었다. 그녀는 이제 사람과 자연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관심을 사진이라는 도구를 통해 표현 한다. 유독 사람의 뒷모습에선 많은 것들을 느낄 수가 있어 평소에 두던 관심사를 이번 작품에선 화려함 뒤에 이면으로 풀었다. 다수의 그룹전을 참여했고 계속 성장하는 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