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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회동과 계동, 삼청동 일대의 한옥은 북촌 풍경의 백미이다. 
두 곳의 고궁 사이, 북악산 아래, 지대가 높아서 공기가 맑고 경치가 좋을뿐더러,
햇볕이 잘 들고 시야가 탁 트인 동네. 이 곳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의 심장같은 곳이다.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이 제일 먼저 찾는 가회동 31번지.
그 한복판에 들어서면 아름다운 지붕과 처마가 촘촘히 머리를 맞대고,
밀집된 가옥은 어깨동무 하듯 이어진다.

그 오래된 향수에 취해 가지런히 열리는 대문안에 들어서니, 지붕 사이로 하늘이 열려 있다. 
그리 거대한 전망은 아니지만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

‘ㅁ’ 같기도 하고 ‘ㄷ’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 같은 작은 하늘.

 한눈에 들어오는 하늘 주위는 지붕이 아담히 감싸 안았다.
600년 수도의 심장.
어찌... 북촌의 안마당은 작은하늘을 품게 되었단 말인가...... 

1920년...  경성을 잠식한 일본인들은 청계천 이북으로 세를 확장해 인구수를 늘려갔다.

수도 한복판에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조선인들과
 경성으로 올라오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서울 거리에는 집 없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북진하는 일본인들에 잃어버린 대한제국의 수도는 언어, 문화마저 자연스레 잃게될 처지에 직면했다.
1920년대 조선인들은 경성이 일본인에 경제적으로 점령될지 모른다는 심각한 두려움에 휩싸여 있었다.  


북촌은.......  그 시절 태어났다. / 정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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