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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숙희 SHIN Sukhee 

왕의 굴뚝 

왕의 굴뚝은 하나의 권위의 표현이다. 내가 궁의 굴뚝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이런 숨겨진 권위의 상징이, 웅대한 궁궐의 위용에 묻혀서 무심히 지나치기 때문이다. 궁궐 내의 굴뚝들은 거주했던 계층의 차이에 따라 모양에도 차이가 있 었으며, 각기 다른 형태와 재료 및 색깔 등으로 권위와 부귀 의 표현을 하고 있었다. 

옛 생활에서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생활 방편이었던 굴뚝 의 형태를 보면 그 처소에 기거했던 권력과 위엄을 유추할 수가 있었다. 궁의 굴뚝은 궁궐 건물의 위용 뒤에 숨어 있는 작은 화려함이었다. 

자경전의 십장생 굴뚝과 아미산 굴뚝의 아름다운 조형미는 아궁이가 난방을 위한 불의 연기를 내뿜기 위한 단순한 기 능을 넘어서, 장식을 통한 멋진 예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음 에 깊은 감동이 일었다. 흔히 우리는 “무엇을 하고 싶은 마음 이 굴뚝같다”라는 표현을 하는데, 어떤 간절한 소망이나 그 리움을 나타내고 싶을 때 굴뚝이란 대상이 우리의 정서 속에 뿌리내린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듯하다. 우리 세대에서는 멀리 옅은 안개 낀 시골 마을의 굴뚝에서 올라오는 연기의 정겨운 아취가 오랫동안 평화로운 고향의 향수로 자리매김 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는 왕의 터전도 다르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있어야 할 아 궁이의 표식은 궁의 건축미와 함께 왕가에게도 남아있다. 이 런 후원에 숨겨진 단아한 아름다움으로부터 권위와 예술적 의미를 이미지의 수많은 겹과 표식을 만들어 상징적으로 구 현해 본다. 

The King’s Chimney 

The king’s chimney stands as a symbol of authority. My interest in these chimneys began with the realization that this hidden emblem of power often goes unnoticed, overshadowed by the grandeur of the palace. The chimneys within the royal grounds varied in design, reflecting the social status of the residents, with differences in form, materials, and colors that symbolized power and wealth. As essential components of daily life, the chimneys reveal the authority and dignity of those who lived within these spaces. The palace chimneys embody a subtle splendor, concealed behind the majesty of the palace architecture. The exquisite artistry of the Sipjangsaeng (Ten Symbols of Longevity) Chimney in Jagyeongjeon and the Ami Mountain Chimney demonstrates that these chimneys serve not only to vent smoke but also to carry artistic value through decoration, leaving a profound impression. In Korean, we often say, “I desire something as much as a chimney needs to vent,” using the chimney as a metaphor for longing or intense yearningan image deeply rooted in our cultural consciousness. This sentiment is further reinforced by the nostalgic association with the smoke rising from chimneys in fog-covered rural villages, evoking memories of a peaceful hometown. 

This symbolism extends to the king’s domain as well. Every home, even a royal one, required a hearth, and the presence of a chimney serves as both a mark of everyday life and an expression of royal architectural beauty. The understated elegance hidden within the palace garden reflects authority and artistic meaning, conveyed symbolically through layered images and motif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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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굴뚝, 경복궁 교태전 , 115x77cm, Pigment print on mulberry 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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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굴뚝, 경복궁 강녕전 , 115x77cm, Pigment print on mulberry 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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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굴뚝, 창덕궁 희정당 , 115x77cm, Pigment print on mulberry paper

‘신숙희’는 우먼타임스의 발행인이자 언론인으로 활동하였다. 편집활동을 하면서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한국사진예 술원(SPC)에서 사진과목을 수료하고 관련 그룹전에 다수 참여하였으며 우수작 수상도 여러 차례 하였다. 2022년 개인전을 가졌으며 이후 길파인아트에서 전문 창작과정을 거치며, 2024 프랑스 파리 포토데이즈에 참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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